한베에게서 칸베에에게




"거친 뜨거움"과 "냉정한 뜨거움"


제가 연기하는 다케나카 한베에는, 쿠로다 칸베에(오카다 준이치)와 어떤 의미로 대조적인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자기 생각과 정의감에 충실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감정으로 치닫는 칸베에와 사물을 한발 물러선 곳에서 냉정하게 바라보며 대처하는 한베에라는 구도입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한베에에게도 칸베에와 같은 뜨거운 감정이 근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까지 자신이 겪어 온 것, 또 나이를 먹어가며 배운 것도 있고, 감정적으로 내달리는 건 군사로서 득이 될 게 없다는 것을 몸으로 알고 있어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도록 하고 있다는 겁니다. 칸베에와는 대조적인 존재라고 말했습니다만, 실은 칸베에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 역시 한베에가 아닐까요?


칸베에와 한베에가 대치하는 장면에서는 성질이 다른 뜨거움이 충돌하는 걸 표현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제13화(3/30방송)에서는 한베에가 칸베에에게 충고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히데요시(다케나카 나오토)와 의형제를 맺고 받은 것에 도취한 칸베에는 전체적인 입장에서 보는 걸 잊고, 히데요시밖에 보지 않게 되었었습니다. 한베에는 칸베에가 소중히 여기던 의형제 서약서를 태우려 하고 그에 격분한 칸베에는 칼을 뽑습니다. 격분한 칸베에와 똑같이 격분하여 대립하는 건 불에 기름을 붓는 격입니다.


한베에는 칸베에가 전혀 반박할 수 없는 논리로 단숨에 해결합니다. 대립하는 두 사람 모두 뜨겁지만, 거기에 있는 것은 "거친 뜨거움"과 "냉정한 뜨거움" 종류가 다른 뜨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행동으로 큰 의미를


이번 연기 중에는 가만히 있는 고요 상태에서 어떻게 움직이지 않을까, 하는 것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대사를 말할 때는 몸을 움직이며 리듬을 타고 말하는 편이 쉽지만, 그렇게 해서는 한베에다움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한베에의 경우에는 약간의 작은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습니다.


평소에는 몸도, 표정도, 시선도 될 수 있으면 움직이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기라고 싶을 때 살짝 자세를 바꾸거나, 시선을 움직이거나 하면 거기에 큰 의미가 생겨납니다. 평소엔 조용하고 미동도 않던 남자가 조금 움직이면 "어라?"하고 보시는 분들도 느끼지 않을까요?


그렇게 하는 게 큰 행동으로 뭔가를 표현하는 것보다도 한베에다운 것 같아서, 평소에는 일부러 움직이지 않고 대사를 말하고, 쓸데없는 동작은 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자기 뒤를 맡길 사람은 칸베에 밖에 없다


한베에는 히데요시가 삼고초려로 얻은 군사입니다. 그때 한베에는 오다 노부나가(에구치 요스케)를 섬기는 건 싫다고 분명하게 말합니다. 노부나가의 냉혹한 방식은 자기 뜻과 서로 양립하지 않는 것이라고. 그러나 노부나가의 라쿠이치, 라쿠자나 사고방식에 감복한 것이 있는 건 인정하고 있습니다. 즉, 자신의 감정과 평가할 것을 제대로 나눠서 생각할 수 있는 인물이지요. 이것은 군사로서 매우 중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베에가 히데요시를 섬기겠다고 한 가장 큰 이유는 이 사람이라면 난세를 끝낼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거기에 한베에가 가장 소중히 여긴 뜻이 있습니다. 무사도, 농민도, 상인도, 모든 백성이 평안하게 살 수 있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 군략을 사용해 전투에서 이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병을 앓고 있음을 아는 한베에는 군사로 난세를 끝내겠다는 미션을 칸베에에게 넘겨주고자 합니다. 만약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을 때, 히데요시가 천하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건 칸베에 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서 칸베에에게는 엄격하게 대하고 더욱더 군사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 한베에의 마음은 이후 칸베에가 유폐되었을 때 일어나는 여러 일에 대한 대처에서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 드라마 공식홈페이지에 있는 인터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