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e 32



  

  최근에 "슈퍼 히라파 니상"(출신지 히라카타 시의 유원지 '히라카타 파크'의 광고 캐릭터)이 됐고, CM 촬영에서 "알통을 강조해 주세요" 란 말을 듣기도 하고. 도대체 무슨 캐릭터가 된걸까, 난? 하는 생각이 문득.


예전에는 가만히 멋진 자세를 요구받을 때가 많았고, anan에서는 벗겨지거나, 무턱대고 셔츠를 열어젖히거나. 돌이켜보니 여러 시기가 있었어요.


연기를 시작하게 됐을 무렵 '나는 이 길을 끝까지 갈 거야!' 라며 호기롭던 어린 시절에는, 아이돌이라고 불리는 것에 솔직히 저항을 느낀 적도 있어요. 하지만 30대가 된 지금, 훨씬 성글어져서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보이고 싶다' 같은 이상한 고집은 없어졌어요.


여러 사람에게 다양한 식으로 생각되는 일. 내가 연기자라고 불리는 데 위화감을 갖는 분이 있으면,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테고, 아이돌인 나를 좋다고 해주는 분이 있으면, 그렇지 않다는 분도 있어요. 애초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 하는 건 내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자기 모습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알게 되는 거라고 실감하고 있습니다.


응원해 주시는 분들, 작품을 봐주시는 분들의 거대한 원 안에 내가 있어, 매일매일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 되거나, 새로운 나를 발견하거나. 지금의 제가 바라는 건 '즐겁게 보실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는 것뿐. 누군가를 기쁘게 하고 싶고, 좋은 방향의 감정을 끌어낼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이야기를 취재나, 다른 사람에게 하면, "진지해!" 라며 질려버리는 일도 있고...... 자신이 기본적으로 딱딱한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어요. 또 조금 이상하다고도 생각.


그래도 삶은 진지하게 살고 싶고, 상냥한 사람이 되고 싶고, 성실하게 살고 싶어요. 가끔은 기분에 휩쓸려 상냥하지 않은 말을 해버린다거나, 자기한테만 관대한 부분도 있겠지만.


주연을 맡게 되었을 때 그 작품의 평가가 낮으면 내 책임이란 생각이 들어서, '항상 이게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라고 하면, 역시 "진지해!" 라는 말을 듣고 말아요.


하지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연이란 자리는 그런 각오를 갖고 맡아야 하는 거니까. 흥행 성적이나 시청률이 낮으면, 그 후에 몇 번인가는 만회할 기회를 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안 되면 다음은 없어요. 그게 진짜 세상이니까.


일을 시작하고부터 지금까지, 여러 사람과 만나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나 자신을 찾거나 변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준 사람들 덕분에 지금의 내가 만들어진 거고, 앞으로도 분명 그럴 거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