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e 32

 

 

 

영화 <저녁매미 일기, 蜩ノ記(히구라시 노 키)>의 촬영으로 토호쿠(東北) 생활이 이어지고 있어요. 이게 무척 건강한 날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촬영을 마치고, 밤에는 할 일이 없어서 욕조에 들어가 멍하니 대본을 읽는다거나. 저녁 식사 후에는 호텔 뒷산의 계단을 달리거나, 자기 주도 격투기 연습. 검술의 달인이란 역이라 검을 휘두르거나 하고 있습니다. 기분 좋은 자연 속에서 정말 제대로 살고 있다! 는 느낌.


하지만 촬영 중에는 역시 생각도 많아요.


예를 들면, 나는 이 일을 18년간 해오고 있으면서 아직도 긴장하고 맙니다. 그거 좀 이상하지 않아? 자기를 너무 좋게만 보이려는 거 아니야? 좀 더 평상심 유지할 순 없는 건가?... 같은 고민을 하면서 현장에 있습니다.


나는 언제까지 긴장하려는 걸까를 생각하고 있을 때, 같이 출연하는 야쿠쇼 코지 씨께서, 촬영을 마친 후 "아~ 긴장했다" 라고 말씀하시는 걸 목격.


"야쿠쇼 씨도 긴장 같은 걸 하시나요? 하고 물었더니, " 하지- 계속 할걸. 아마" 라고.


그런 식으로 선뜻 아무렇지도 않게 말해버리고, 자신을 크게 보이려 하지 않는 것에서 어른다운 여유를 느끼며 근사하구나, 멋지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최근엔 어른스러운 역할을 맡는 일이 많아져서, 어른스러운 남자가 가진 강함이나, '이해한 끝에 오는 슬픔' 같은 것들을 의식한 적이 있어요. 예를 들어, 자신이 싸우면 슬픔이 생겨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지만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그곳에 있다는 것. 결과를 내다보고 이해한 다음, 자신의 위치를 결정한 인간의 슬픔이나 각오를, 겉으로 드러내는 게 아니라 내면에 품은 모습을 상상해 봤습니다.


어렸을 때는, 어떻게 해야 자연스러운 연기를 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었습니다만, 지금은 제대로 살아온 인간의 깊이, 뜨거움, 강함이 묻어나는, 그런 연기를 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해야 거기에 다다를 수 있을지를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여러 경험을 쌓아가며, 정신적인 강함과 여유가 다시처럼 우러나는, 그런 아저씨를 목표로.


"어른이 되더니 투박해져 버려서 기분 나쁘다" 같은 말을 들은 적도 있는 저는, 일단 선이 가는 소년 시대에서는 졸업했다고 생각합니다만, 아직 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