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e 32

 

 

 

어른이 된 나는 역시 이제 "발렌타인"이라는 단어만으로 들뜨거나 하진 않지만, 중2 때 태어나서 처음 초콜릿을 받았던 걸 떠올리면 그리운 기분이 들어요.


초등학생인 나는 피구와 오리지널 기계 만들기(로봇 같은 것)에만 흥미가 있었고, 거기다 내성적이고 뚱뚱해서, 인기가 전혀 없었어요. 그러다 중학교에 올라가 럭비부에 들어가고부터 살이 빠져서, 초콜릿을 받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중학교 데뷔.


중2, 중3 때에는 인기가 있어서, 부활동을 하러 가던 길에 옆 교사의 여학생이 "선배~"하며 손을 흔들길래, 나는 폼을 잡으며 "여어!" 하고 대답 같은 걸. 


살이 빠진 이유는 럭비 연습이 너무 힘들어서 엄청 좋아하던 크림빵을 먹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 학교 근처에 있던 빵집의 생크림 딸기 크루아상(크루아상 사이에 생크림과 딸기가 들어 있는 것!)을 정말 좋아해서, 용돈을 들고 가서 매일 두 개 이상씩 먹어치웠더니, 토실토실 살이 쪄버린 초등학교 시절의 나.


워낙 단 걸 좋아하기도 하고, 초콜릿도 무척 좋아해요. 사박사박한 초콜릿이 특히 좋아요. 어렸을 때, 감기에 걸려 열이 나던 어머니께서 "초콜릿 좀 사다 줘" 라고 부탁하길래, 근처 슈퍼에 사러 달려갔던 추억도 있습니다. 어른이 된 지금도 감기에 걸리거나 몸이 피곤할 때는 초콜릿을 먹고 기운을 냅니다. 그런 집안인가 봐요. 


최근에 폭설이 내리기도 하고, 감기도 유행하고 있지만, 저는 겨울에도 될 수 있으면 난방을 하지 않도록 하고, 추울 때에는 사람 모양 침낭에 들어가 방 안을 돌아다닙니다. 몸을 움직이는 것도 거르지 않아요. 목욕하기 전에 봉을 휘두르는 게 일과.


몸과 대화를 해가며 "봉이 가고 싶은 방향으로 가도록 한다" 처럼, 낭비 없이 움직이는 것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덕분에 손에는 물집. 단, 기합 소리 없음, 발 구르기도 없음. 맨션이라서, 그건 주위에 폐를 끼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으니, 부디 안심하시길.


봉을 휘두르는 것으로, 그 너머에 무엇이 보일까? 지금 그걸 찾고 있는 중. 무술의 형이라는 걸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복해서 하며 그 형의 의미를 자기 스스로 발견하고 이해하는 수밖에 없어요.


집 안에서 상반신을 벗고, 그저 묵묵히 봉을 휘두르는 건, 내가 보기에도 이상한 생활. 내가 집에서 지내는 모습을 다른 사람이 본다면 아마 질릴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