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e 32

 

 

 

10대 무렵엔 사무소로부터 생활지도 같은 걸 엄격하게 받았었지만, 스무 살이 되고부터 별 말을 듣지 않게 되었어요. 그 덕인지 어쩐지 잘 모르겠지만, "제대로 하자" 라거나, "깨끗히 생활하자" 같은 마음이 싹튼 것도 그쯤. 동시에 고민이 많았던 시기기도 했어요.


일을 시작하고 6년째쯤 됐을 때. 솔직히 그렇게 오래 이 일을 계속할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았었고, 학교 선생님이 되겠다던 계획도 잊지 않고 있었어요. 일은 재미있었지만, 일하는 자신과 진짜 자신과의 차이가 꽤 커서, 그 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했던 거라고 생각해요.


내 힘을 믿고 싶다는 마음도 있어서, 주변에 제대로 감사하지 못했어요. 시야가 좁았던 거죠.


"노력은 반드시 누군가 알아봐 준다"


그런 구원의 말(명언)을 매일매일 자신에게 들려주듯 항상 마음 속으로 되새기며 일을 했어요. 분명 누군가 알아봐 줄테니,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온 힘을 다하자. 하고.


지금 돌아보면, 상당히 주변 사람들에게 케어를 받은 덕분에 살아온 거라고 잘 알고 있지만, 10대에는 자신의 일을 골똘히 생각하는 걸로 가득가득. 하지만 그렇게 고민했던 경험도 이제 와서 보니 귀중한 양식이었어요.


일찍부터 일을 시작해, 하굣길에 친구와 노래방에 가거나, 정처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 같은 '청춘'을 구가한 적은 없었지만, 그만큼 일에서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었고, 무언가 못 다한 게 있다같은 마음은 없어요.


가족 이야기, 누군가에게 아버지의 모습을 겹친 이야기, 친구들과 보낸 아무것도 아닌 시간. 어렸을 때 했던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나는, 내게 없는 것, 하고 싶었던 것을 경험할 수 있었어요. 어쩌면 나는 나에게 빠져 있는 것을 채우는 작업을 일을 통해 계속 해나가고 있는 걸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