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며 오카다군이 어떻게 연기할지 기대되는 부분이나 기억에 남는 부분을 적어보았다. 적고 보니 하츠메와 있는 장면, 미츠나리에 대한 평가, 성격같은 부분이 많은 것 같다. 하츠메와 엮이는 장면이 기대되는 건 어쩔 수 없군ㅋㅋㅋ





하쓰메와 첫 만남

1권 53p.


'어떤 악당일까?'

하쓰메는 서원으로 나왔다.

휑하니 넓은 방에 가타기누를 입은 미쓰나리의 그림자가 달랑 혼자서 앉아 있었다.

건너편 정원에 있었는데 햇빛이 정원을 비추고 있어서인지 꼼짝 않고 앉아 있는 미쓰나리의 그림자가 시꺼멓게 보였다.

"지부쇼유 님이시옵니까?"

말을 걸자 그림자는 약간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잠시 침묵한 후에 대답했다.

"그렇소."

잠깐 입을 다문 것은 낯선 하쓰메가 미심쩍었던 것이리라.

그때 해가 기울어 하쓰메의 눈에 미쓰나리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아아!'

놀랄 만큼 서늘한 눈빛이었다. 눈썹이 치켜 올라가고 입술은 긴장감이 있어 고짐 센 소년 같은 모습이었다.

"하쓰메라 하옵니다. 여기서 일하고 있사옵니다."

"처음 뵙소이다."

미쓰나리는 평소의 자신에 찬 듯한 눈빛을 갑자기 누그러뜨렸다. 웃는 얼굴이다.

그 독특한 웃음이 하쓰메를 흔들어놓았다.

'정말 나쁜 남자일까?'

그녀는 이 나이가 되도록 이런 눈빛의 사내를 만난 적이 없었다.


...

결국 하쓰메는 복도로 나설 때까지 눈을 들어 미쓰나리를 보지 못하고 말았다.

미쓰나리 역시 하쓰메를 마음에 담았다.






2권 16p.


지혜는 있다. 재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기민하게 작동시키면 시킬수록, 타인의 눈에는 되바라진 어린애 짓으로 보이는 것이다. 아무리 보아도 지장, 모장으로는 봐줄 수가 없다.

"나는 미움을 받고 있어."

미쓰나리는 말했다. 그랬다. 일거수 일투족, 무슨 짓을 해도 미움을 받았다. 그 미움이라는 것도 '귀여운 구석 없는 애숭이'라는 인상으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져서 설 자리가 없었다.

'사콘은 천하의 제후를 움직이려면 단순히 봉록만 높아서는 안된다고 말했지. 인망이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두가지 모두 이 미쓰나리에겐 없으니 얼마나 원통한 일인가?'


...

"하쓰메, 그대는 내가 좋은가?"

(하쓰메를 품에 안고 이런 대사를ㅋㅋㅋ)




120p.


(자신을 치려는 무리를 피해 이에야스의 집으로 피한 미츠나리. 결과적으로 이에야스의 이미지만 좋게 만듦. 이런 식으로 미츠나리가 당하는 곳곳의 장면들이 칸베에를 볼 때는 좀 고소했었는데ㅋㅋㅋ 미츠나리 입장에서 읽으니 야 이 멍충아 그거 아니야ㅠㅠ하고 내가 다 원통하고 안쓰러운 느낌^_ㅠ 뭔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


...

미쓰나리가 진 것이다.

이 사실을 그는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야스가 기요마사 패를 내쫓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내가 예상했던 대로야. 독룡의 독으로 독사를 제압한 것이지.'

미쓰나리는 내심 생각하며 자신의 지혜에 만족했다.


...

미쓰나리는 시마 사콘을 보고 기분 좋다는 듯이 웃었다.

"내 머리가 이 정도야."

이럴 때 미쓰나리의 얼굴은 더없이 천진해진다.



189p.


(천하를 노리면서 오히려 도요토미 가의 안녕을 위해라고 하자 서로 참전을 희망하는 다이묘들을 보며,)


...

그 소란을 보며 혼다 마사노부는 '인간이란 절조와 의리로 행동하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절감했다. 나아가 '이해관계만이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다'라는 사실도.



(그래서 고지식하게 정의를 말하는 이 소설 속 미츠나리에게 더 마음이 쓰였는지도 모르겠다.)




219p.


(정보수집차 오쿠라쿄에 간 하쓰메에게 미츠나리의 소문을 묻는 장면)


...

특별히 정치적 의도가 있는 질문이 아니라 요즘 같으면 배우들 뒷소문을 듣고 싶어하는 것과 같은 심리로. 배우라고 하자면 미쓰나리가 아직 히데요시의 측근으로 있을 무렵부터 여관들 사이에서 지나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남자들에게는 그렇게 인기가 없는 부교였지만, 여자들 눈으로 보면 그 괴팍함이 오히려 결벽이라고 하는 미덕으로 비쳤고 부정을 용서하지 않는 성격이 순수함으로 비쳤던 것이다. 또한, 시원시원하고 분명한 태도가 일종의 성적 매력으로 느껴지는 데다가, 무엇보다도 미쓰나리는 가토 기요마사나 후쿠시마 마사노리 등과 같은 거친 다이묘들과 달리 부인들에게 친절한 남자였다. 






3권

203p.


(이기고 지는 것은 우두머리의 문제.

서군에 이에야스 정도의 대장이 있느냐는 질문에, 에케이는 이에야스가 그렇게 대단한 인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며 "이런 사람을 훌륭하다고 떠받을어 올린 것은 세상이라고 하자, 히로이에는 그 세상이 무서운 것이라며. 요컨대, 세상이 이에야스를 어떻게 보는가, 노부나가 히데요시 버금가는 영걸로 보는 이상 자신들이 어디에 서야할지는 당연하다며 모리가 내의 대립.






4권

첫 챕터 '부젠사람' 우리의 쿠로다 죠스이!! 칸베에 이야기!!



52p.


(질것같지만 서민들은 자기 주인이 오사카 쪽에 서길 바랬다면서)


...

이것이 서민의 인정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정치에 참가할 수 없는 만큼 시대상황에 관해서는 언제나 이해관계를 떠나 정의감을 지니고 있다. 그들은 당주인 히데요리가 어린 틈을 타서 도요토미 가의 정권을 찬탈하려는 이에야스의 움직임에 대해 통렬한 비판을 잊지 않는 것이다.




96p.


(가즈토요와 다다우지의 대화 중)


...

"범상한 사람은 아니올시다. 겨우 19만 5천 석 신분으로 큰 다이묘들을 불러모아 에도 나이후를 상대로 천하를 바꾸는 싸움을 건다는 것은 고금에 없는 일이지."


'미쓰나리를 칭찬하고 있어.'

이건 오히려 조심해야 한다.


"고금에 없는 일을 한다는 것은 역시 지부쇼유가 영웅임에는 틀림없다는 것이겠지."

가즈토요는 여전히 다다우지의 의견을 유도해내고자 여러 가지로 미쓰나리를 칭찬했다.


"다이코 만년의 정치는 모두 다 지부쇼유가 대행한 거지. 정치라고 하는 것은 모든 사람이 만족할 수 없는 것이라오. 한쪽이 좋으면 다른 한쪽에는 안 좋은 거고. 그 나쁜 쪽에서는 다이코를 원망할 수 없으니 원망을 모조리 지부쇼유 쪽으로 가져갔지. 사람의 원망을 화살에 비유하자면 미쓰나리는 고슴도치처럼 전신에 화살이 박혀 있어. 다이코는 그 그늘에서 화살을 하나도 맞지 않은 채 행복한 만년을 보내셨고. 지부쇼유가 평판이 나쁜 것은 모두 다 그런 탓이지 그의 인품 탓은 아니라오."




187p.


(미쓰나리의 군기)


깃발은 흰 바탕에 <다이이치 다이만 다이키치>라는 여섯 글자가 커다랗게 씌여 있는 별난 것으로 이미 도요토미 가 제후들 사이에서 유명했다. 특별한 의미는 없었다. 그저 일의 시작과 상서로움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아마 미쓰나리의 무운을 기원하는 뜻이었을 것이다.



278-9pp.


(자신의 전략을 맹신하는 완고함. 미츠나리의 실책)


...

"하지만 이에야스가 이쪽의 상상을 배반하고 일찌감치 나와버리면 어쩌실 건가요?"

"그럴 리는 없어."


미쓰나리는 잘라 말했다. 적이 살아 있는 인간인 이상 그 움직임을 단언한다는 것은 누구보다 유연한 사고를 해야 할 전략가로서는 지나치게 신념에 차 있는 태도였다. 하지만 이 완고함이야말로 바로 미쓰나리의 성격일지도 몰랐다. 만일 이번 전투에서 승리한다면 미쓰나리는 그 불퇴전의 신념과 흔들림 없는 관측능력 때문에 호의적인 평가를 얻어 일본 역사상 최고의 명장이라 일컬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뒷일은 도박일지도 모른다고 사콘은 생각했다.



...

"걱정할 것 없다니까."

미쓰나리의 관측은 변함없었다. 관측이라기보다는 신념이었다. 아니, 신념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지혜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 이것이 그의 성격이었다. 미쓰나리가 경모하는 히데요시나 노부나가의 경우에는 모든 정세와 조건들을 유연하게 계산하고 난 후에 얻어진 마지막 결론을 신념에 찬 행동으로 옮기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미쓰나리는 항상 고정관념이 먼저였다. 그 관념에 모든 정세와 조건을 끼워 맞추어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자연히 그 전략은 요지부동이었다.



(미쓰나리가 망한 이유 중 또 하나^_ㅜ 서군이 지면 자기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서군에 가담하면서도 동군에 정보를 흘리며 줄을 대고.. 그런 걸 예측하지 못하고 자신의 전략만 굳게 믿은 유연함이 부족한 미츠나리)






5권

25p.


(학자 세이카가 하쓰메에게 들려준 이야기)


"히데요시는 남들에게 이익을 주는 걸로 천하의 영웅호걸을 타락시켰어. 그러다 보니 천하의 인심이 오직 이익에만 급급하여 큰 도리를 생각하지 않지. 이익으로 얻은 천하는 그것이 흩어지면 망할 수밖에. 지금 미노 평야에서 나이후를 위해 몰이꾼처럼 뛰어나기고 있는 것은 모조리 히데요시가 세운 다이묘들 아닌가? 그들의 정신은 히데요시의 유산일 뿐이야."



46p.


(자기 보려고 겨우겨우 힘들게 온 하쓰메도 보고 싶지만 군기문란이라며 자기만 만날 수 없어 돌려보냈는데 지인의 도움으로 어찌어찌 만나 밤을 보내고 헤어질 때,)


...

"또 만날 수 있어. 이기면 말야."

미쓰나리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틀림없이 이기실 것입니다."

"그러면 좋겠네."

미쓰나리는 끄덕이고는 약간 마음에 걸리는 미소를 띠었다. 하쓰메가 보이게 미쓰나리는 이미 승리에 대한 집착을 버리기 시작한 것처럼 여겨졌다. 이 남자는 마지막에 그것을 반증하는 듯한 소리를 했다.

"하쓰메, 나는 좀 늙었지? 하지만 이 이상 늙는 일은 없을 거야."



302p.


(마지막 장식은 죠스이가ㅠㅠ)


...

"불의한 사람이, 성해도 좋은 것일까요?"

"아니, 그건 좀 다르지."


죠스이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가 살아온 경험에 의하면 의.불의라는 것은 일을 만드는 명분은 될지언정 세상을 움직이는 원리는 되지 못했다.


'이미 도요토미 가는 세상을 지고 나갈 만한 매력을 잃어버렸다. 히데요시 만년 이미 다이묘에서 서민에 이르기까지 이 정권이 끝나기만을 남몰래 바라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은 이를 더 끌고 나가려 했다. 모든 무리함이 거기 있었다'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침묵했다. 그 대신 이런 말을 했다.


"그 사람은 성공했어."


오직 한 가지 일에 대해서였다. 이번 거사는 고 다이코에 대한 더없는 대접이 되었다. 도요토미 정권의 멸망에 즈음하여 미쓰나리 같은 총신들마저 이에야스에게로 달려가 아양을 떤다면 세상은 망가지고 인간은 정철을 잃는다. 더구나 남겨두고 간 총신들에게 그렇게까지 배신을 당한다면 히데요시는 어찌해볼 도리 없이 비참해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말한다면 그 사람은 충분히 성공한 것이라고 조스이는 말하고 있었다.




해설 부분


이에야스, 군주는 신의에 반하거나 자비에 등을 돌리는 행동을 해야 할 때가 자주 있지만, 그러면서도 신의가 두텁다거나 인정이 있다는 식으로 남들에게 생각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는 조건을 만족시키는 인물.


이런 이에야스에 비해 미쓰나리는 도대체 그를 이길 수 없는 인물. 그는 계산의 명수였지만 그것은 관료적인 미덕일 뿐 대정치가로서 필요한 배포가 없었다. 그는 결벽증이 있었고 부정을 격렬히 미워했지만 그것은 편협함과 통했다. 그리고 사람의 감정을 거슬리는 데가 있었기 때문에 오만방자한 놈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게다가 미쓰나리는 히데요시 말년의 비서관장으로 조선침략이라는 무모한 행동이 남긴 부채의 유산 때문에 고통을 받았다.

따라서 미쓰나리가 이에야스를 상대로 거기까지 싸울 수 있었다고 하는 점이 오히려 주목할 만한 일일 것이다. 미쓰나리는 결국은 이에야스 밑에 서기를 좋아하지 않는 고집쟁이였다. 그리고 그의 심복이었던 시마 사콘은 그러한 주군의 심정을 이해하고 주군의 장점과 단점을 냉장하게 인삭하여 주군의 기도가 성공할 가능성이 적다는 걸 알면서도 이를 '사나이 최대의 오락'으로 여겨 결연한 마음으로 미쓰나리를 도왔다.


그러한 사람의 행동은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수는 없을지라도 상당한 부분까지 도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