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추억> 출연 제의가 왔을 때 소감은?


오카다: 후루하타 감독과 기무라 다이사쿠 씨는 우리에게 있어 수많은 명작을 배출해낸 전설입니다. 그런 두 분의 영화에 출연할 수 있어 영광이라 생각했습니다.


오구리: 이런 작품에 불리는 게 좀처럼 없어서, 불렸다는 것 자체가 단순히 기뻤습니다. 또 언젠가 같이하자고 했던 (오카다) 준이치 군과 같이 일 할 수 있는 것도 기뻤어요.


에모토: 각본을 읽기도 전에 후루하타 감독 연출에 다이사쿠 씨가 찍는 작품에 출연할 수 있다, 두 분의 현장을 맛볼 수 있다는 게 컸습니다.


오카다: 저도 두 분의 작품이라는 것에 출연하고 싶다 생각했었습니다. 오구리 군, 에모토 군과 함께 하는 것에 두근거림도 있었고요.



Q: 여러분, 서로 어떤 인상을 갖고 계신가요?


오카다: 오구리 군과는 드라마 <다이카개신>(05) 때 만나, 또 언젠가 같이 일하고 싶네, 그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 후의 오구리 군은 주연으로서 대작을 짊어지며 경력을 쌓아왔고, 이번에 굉장히 큰 존재로 함께 할 수 있어서 안심감이 있었습니다. 에모토 군은 제가 생각하기에 천재파 배우예요. 배우가 경의를 표하는 배우라고 생각해 같이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오구리: 준이치 군과 이런 식으로 만나 기뻤고, 그는 정말 무사 같은 삶을 살고 있어요. 보고 있으면, 나도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존재입니다. 당분간은 무사의 모습 그대로 앞을 달리고, 나는 그 뒷모습을 보고 있었으면 (웃음). 이번에도 힘들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역시 후루하타 감독과 기무라 씨와 함께하면, 다카쿠라 켄 씨를 의식하게 되니까요.


오카다: 기무라 씨에게서도 다카쿠라 켄 씨의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


오구리: 준이치 군이 주연으로 분발해준 덕분에 저는 꽤 편하게 연기했습니다. 다카쿠라 켄 씨에 빗대자면, 제가 코바야시 넨지 씨로, 에모토 군이 다나카 쿠니에 씨 같이(웃음)


에모토: 저도 오구리 씨와는 몇 번인가 만난 적이 있습니다만, 함께 출연하는 건 처음이고, 오카다 씨와도 첫 공연입니다만 그 삶에서 오는 큰 존재감은 사부라고 부르고 싶어질 정도. 다만, 두 분과 함께할 수 있는 건은 기뻤습니다만, 현장에서는 손이 떨릴 정도로 긴장해 자신의 일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Q: 후루하타 감독에게 뭔가 들은 것은?


오카다: 감독에게는 연기하는 시카타 아츠시가 품고 있는 것의 크기, 그 그림자 부분을 제대로 표현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오구리: 감독에게 특별히 들은 말은 없습니다만, 과거의 일이 있고부터 케이타라는 인물이 살아온 25년간이 어떤 세월이었을지를 생각했어요. 어째서 케이타가 재회한 아츠시를 밀어냈는가. 그저 케이타는 모든 걸 짊어지고 살아가는 꽤 괜찮은 남자예요. 하지만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는 남자라서 너무 좋은 남자가 되지 않도록 의식했습니다.


에모토: 사토루가 처음 아츠시와 만나는 장면에서 감독에게 "좀 더 웃어"라는 말을 듣고, 사토루는 은근히 애교 있는 놈인 걸까 생각했습니다.


오구리: 놀랐던 건, 저는 노토(能登) 촬영부터 참여했었습니다만, 크랭크인 전날 기무라 씨와 준이치 군과 저녁을 먹으러 갔더니, 기무라 씨께서 "감독으로부터 전언이 있다. 둘이서 말다툼하는 부분 대사는 너희가 말하기 쉽게 고쳐라. 두 사람에게 맡기겠다"라고 하셨어요.


오카다: 거듭 주의를 주셨었지요. "하기 쉽게 고쳐줘"라고.


오구리: 굉장한 숙제를 받았다는 생각에, 준이치 군과 "이 대사는 감정적으로 할 테니, 다음은 어떻게 하지?"라든가, 둘이서 의논해가면서 만들어 갔어요. 한 가지 어떻게 해서든 넣고 싶었던 게 "우린 좀 더 빨리 만났어야 했어."라는 준이치 군의 대사. 어린 시절에 더 이상 만나지 말자고 약속했었지만, 두 사람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고, 만나고자 했다면, 그 후로도 만났을 거예요. 하지만 오로지 약속을 믿으며 지켜간 아츠시와 그에게는 아무것도 전하지 않고 모든 걸 짊어지고 가려는 케이타. 그 두 사람의 관계는 저 대사가 없이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오카다: 그리고 다카쿠라 켄 씨가 자주 대사를 줄여왔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시적인 표현을 하는 기무라 씨의 영상이 그때의 감정을 대사보다도 깊이 표현해주는 것도 있고. 기무라 씨가 찍는 영상을 가미했을 때, 어떤 대사로 하는 게 좋을까를 고려했습니다. 그래서 오구리 군과 대사를 만들어 현장에 임했더니, 테스트 1회로 곧장 실전이 되고(웃음)


오구리: 그래, 바로였어요.


에모토: 다른 장면도 촬영이 너무 빨리 끝나서 연기를 했다는 충족감 같은 게 전혀 없었어요.


오카다: 촬영이 빨리 끝나니까, 그 후에 다들 사우나에 가서 "우리는 정말로 연기를 하고 있는가" 같은 반성회를 했었습니다(웃음).


오구리: 하지만 그 후에 매일 기무라 씨와 저녁을 먹으러 가서 신났어요. 그게 즐거워서 이 즐거운 시간을 좀 더 보내고 싶었습니다.


오카다: 스탭분께 들었는데, 후루하타 감독과 기무라 씨에게는 영화라는 게 "축제"라고 합니다. 축제 때처럼 모두가 에너지를 모아 무언가 만들고 있다, 그 현장의 느낌을 즐긴다고 생각했었습니다.





Q: 기무라 씨의 인상은?


에모토: 이 영화는 전 출연진이 노메이크였습니다만, 의상을 맞출 때 왜 노메이크로 가는가에 대한 설명을 기무라 씨께서 정중히 해주셨습니다. 그전까지 품고 있던 기무라 씨의 이미지대로라면 "노메이크로 간다"라고 다짜고짜 고함치듯 말했어야 합니다만, 그렇지 않고 굉장히 섬세하게.


오카다: 스탭 전원의 일 처리도 잘 보고 계시고, 엄청난 신경을 쓰세요. 어느 땐 "섬세하시네요"라고 했더니, "난 섬세한 거야"하고 말씀하셨습니다(웃음)


오구리: 감독이 "OK"하기 전에 컷이 끝나자 기무라 씨가 "OK"라고 하는 건 놀랐지만요(웃음). 그건 연기를 포함한 컷 전체의 OK가 아니라 기무라 씨의 촬영이 잘 됐다는 OK인 거라고. 그래서 그날의 마지막에는 "OK, 철수. 자, 밥 먹으러 가자."였으니까요(웃음).


에모토: 어느 땐 기무라 씨가 오셨길래, 뭔가 연출적인 건가 싶었더니, "타스쿠는 햄버거 좋아하는가?"라고 말씀하셔서 "예" 하고 대답했더니, 그럼 오늘 저녁은 햄버거라고(웃음)


오구리: 준이치 군이 말했지만, 기무라 씨는 우리가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된 "카츠도야活動屋"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活動屋: 영화 제작에 종사하는 사람)


오카다: 영화 제작의 장인이니까요. 영상에 대한 고집도 굉장하세요. 히미(氷見)의 항구에서 촬영했을 때에는 배경에 갈매기만 넣고 싶다고 하셔서, 솔개가 날고 있을 때는 찍지 않거나. 병원 장면에서는 병실 앞 긴 복도에 검은 비닐 시트를 깔고 찍거나 시각적 효과를 노린 고집이 어떤 장면에나 있습니다. 그런 영상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기무라 씨는 스탭에게 호령을 내리며 현장을 진행해 갑니다만, 그 기무라 씨가 후루하타 감독을 존경하는 느낌이 항상 들어, 두 분이 굉장히 좋은 관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모토: 감독은 과묵하지만 접근하기 어려운 분위기는 없어요. 사랑스러움이나 유머도 풍기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오카다: 두 분의 "음陰"과 "양陽"의 느낌을 보고 있는 게 즐거웠습니다.



Q: 후루하타 감독, 기무라 씨 콤비의 영화 가운데 인상에 남아있는 것은?


오카다: 저는 『야차 夜叉』(85)에요. 다카쿠라 켄 씨가 시릴 정도로 멋있어요. 또 시가 들려오는 듯한 영상도 매력적입니다.


오구리: 어떤 작품을 봐도 다카쿠라 켄 씨는 멋있지요. 이렇게 말하지 않고, 설득력 있는 분위기가 대단합니다. 저는 『あ・うん』(89)를 좋아합니다. 전시 일본이 무대지만 세련된 느낌이 들고 낡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아요. 감독과 기무라 씨, 켄 씨도 포함해 그 시대를 대하는 모두의 마음이 들어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려진 어른들의 관계도 멋지고요.


에모토: 모던한 느낌이 들지요. 저는 『추억 追憶』에서 기무라 씨의 현장을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기무라 씨는 다중 카메라를 사용해 한 번에 촬영하시죠. 『駅 STATION』(81)을 다시 봤더니, 켄 씨와 바이쇼 치에코 씨가 만나는 장면. 거기서 기무라 씨가 어디에 카메라를 배치했는지가 궁금했습니다. 지금까지와 조금 다른 시선을 갖게 되었습니다. 『駅 STATION』은 기무라 씨의 슬로우모션 촬영도 좋아하고, 후루하타 감독의 시적인 표현도 멋지고, 켄 씨의 존재감도 좋은 상태로 딱 맞아 긴장감이 계속되는 느낌이 있어서 저는 정말 좋아합니다.


오구리: 『鉄道員(ぽっぽや)』(99)도 다시 보면 좋겠어요. 판타지이면서 특별한 영상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평범한 이야기로 보여줘요. 걸작이라고 생각했어요.



Q: 완성된 『추억 追憶』을 본 소감은?


오카다: 후루하타 감독과 기무라 씨의 힘을 굉장히 느꼈습니다. 각본에는 그려져 있지 않은 공백 부분이 어떤 작품이 될까? 두 분에게는 어떤 완성형이 보이는 걸까? 를 저 스스로 연기할 때도 계속 찾고 있었던 느낌이 있어요. 그 공백 부분을 메우는 것이 아니라, 영화 자체도 등장인물 모두가 계속 찾고 있는 작품이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후루하타 감독은 그걸 알고 일부러 우리에게 "대사를 만든다는 숙제"를 주고 제어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 점이 기무라 씨로부터 "철학자"라고 불리는 이유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또 영화는 구원이 있는 이야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보고 나서 용서받은 느낌이 남는, 요즘은 별로 없는 영화로 완성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오구리: 여운을 맛볼 수 있는 엔딩으로, 저는 좋아하는 영화였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생명을 이어가라"는 것이 테마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전체적으로 "부드러움"과 "따뜻함"이 흐릅니다. 보고 난 후,  지그시 좋았다고 생각한 영화를 오랜만에 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독과 기무라 씨가 각본부터 살을 붙여온 부분이 이런 작품을 낳는구나 하고 새삼 생각했습니다.


에모토: 공백 부분을 촬영과 미술, 우리 연기자도 그렇습니다만, 모두가 구축해나가면 이런 영화가 태어나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각본을 읽을 때는 아직 보이지 않던 부분이 있었습니다만, 완성된 것을 보며 영화 제작이란 이런 것인가 하고 느꼈습니다. 역시 후루하타 감독, 기무라 씨를 비롯해 모두의 힘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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