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베에를 비추는 빛이고 싶다
































● 쿠로다 칸베에의 아내를 연기하는 행복


전국 시대는 부모 형제가 서로 속이고, 죽이거나 하는 일도 있던 시기입니다. 그것은 한편으론 인간 생명 존중이 위협당하던 시대였던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내일, 살아있을지 알 수 없다. 그런 시대였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의 훌륭함과 존귀함을 느끼고 가르치거나 하진 않았을까요?

또, 전국시대는 역사상의 슈퍼스타가 여럿 등장한 시대이기도 합니다. 다도에 관심이 있는 저는, 무사는 아니었지만 미의 새로운 기준을 만든 센노 리큐가 동경의 대상입니다. 그 리큐와 같이 히데요시를 도우며 리큐에게 다도를 배웠던 쿠로다 칸베에의 아내를 연기하게 된 것이 무척 기쁩니다. 그리고 대하드라마라고 하는 1년에 걸쳐 방영되는 작품에 참여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하드라마는 제 안에서 숙련된 배우분들만 출연하는 드라마라는 이미지입니다. 그래서 그 속에 저같이 젊은...저를 젊다고 해도 될까요? 좋을 대로 하게 해주세요(웃음), 처음에는 거기 들어가는 게 황송했었습니다. 하지만 모두 따뜻하고 친절하게 맞아주시고, 스탭분들도 밝은 분들이 많고, 출연진, 스탭 전원이 같은 방향을 향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연기할 수 있다는 게 지금 너무 행복합니다.




● 최고의 남편, 사랑받는 아내


전국 시대는 역시 남자들의 시대로, 당시 여성들에 대한 기록이나 자료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연기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자유로운 거라고 생각합니다. 테루라면 이럴 때 어떻게 했을까? 어떻게 느꼈을까? 하고 상상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이건 어떤 의미에서 시대극의 특권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인물의 모든 걸 상세히 알 수 없기 때문에, 한정된 자료나 일화를 통해, 거기서부터 한 사람의 인물을 만들어 냅니다. 그 부분이 배우로서 너무 설레요.

제가 연기하는 테루는 "光"이라고 쓰고 "테루"라고 읽습니다. 칸베에(오카다 준이치)가 냉정하고 침착한 달과 같은 존재라면, 테루는 태양의 빛처럼 칸베에를 비추는 존재로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작품 속에서 그려지는 테루는 밝고 명랑하고, 그러면서 마음이 강한 여성입니다. 전황 속에서 칸베에가 몇 번씩이나 어려운 국면에 처하지만, 그런 때에도 밝게 남편을 도와갑니다. 또 칸베에가 전투 등으로 성을 비울 때는 여자 성주로서 확실하게 성을 지킵니다.

그것을 칸베에가 허락한 것도 대단하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전국 시대에는 여성이 앞에 서는 것, 여자답지 않게 민중을 이끄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던 건 아닐까요? 그것을 허락한 칸베에는 당시에는 보기 드문 주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평생 첩을 두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키타만도코로(北政所)와 요도기미(淀君) 같이 불꽃 튀는 장면 없이(웃음) 테루는 칸베에에게 정말로 사랑받으며 살아갑니다.

테루는 장남을 낳았지만, 이후 좀처럼 둘째가 들어서질 않습니다. 그것은 무가의 아내로서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라고 고민하지만, 칸베에는 '아이는 하늘이 내려주는 것이니 그렇게 신경 쓰지 말라'는 말로 격려해줍니다. 또 영내에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데려와 친자식처럼 사랑으로 기릅니다.

정말로 사려 깊은 주군이고, 그런 남자의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테루는 밝고 명랑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간 것 아닐까요?


*기타만도코로北政所 히데요시의 정실, 오네

*요도기미淀君 히데요시의 첩




● 오카다씨의 공연자로서,

   칸베에의 아내로서


칸베에의 대단한 점은, 현 상태의 일로 일희일비하지 않고, 항상 세상의 한 수 앞의 앞까지 내다보는 눈이라고 할까, 사려 깊음을 갖고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예를들어 싸움에서 이기더라도, 들뜨기만 하지 않습니다. 그건 보통 사람이 보기엔 재미없는 인물, 인간미가 없는 인물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전국 시대를 살아가려면 그런 냉정함은 없어서는 안 됐을 것입니다.

실제 오카다씨도 냉정하고, 앞으로의 일이나 주위의 일을 제대로 볼 줄 아는 분입니다. 현장에서는 항상 주위를 신경 쓰고 있고, 자기보다 어린 사람들도 제대로 살피고 있습니다. 젠스케 역의 하마다 (가쿠)씨도 엄청 귀여워하셔서 보고 있는 사람도 후훗 웃어버리게 하는 일이 많습니다. 칸베에와 마찬가지로 리더로서의 그릇을 가진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오카다씨는 무술을 배우고 있고, 사범 자격도 갖고 계신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코 자신의 강함을 어필하지 않는, 거기서 참된 강함이 느껴집니다.


대하드라마처럼 오랜 시간을 쌓아가며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는 건 저에게 처음인 경험입니다.

오카다 씨의 공연자로서, 1년에 걸쳐 이 작품을 소중히 키워가고 싶습습니다. 그리고 칸베에의 아내로서 쿠로다 가의 가족을 지키며 남편을 도와가고 싶습니다.




※ 드라마 공식홈페이지에 있는 인터뷰입니다